아빠의 유품 중 가장 정리하기 힘들었던 것
갑자기 돌아가신 친정아빠의 유품 중 가장 정리하기 힘든 것은 신문 스크랩 파일이었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인생의 황금기를 군인으로 보내셨지만, 글쓰기를 즐겨 하셔 결국 책까지 출간하셨던 노년 시절 아빠의 유일한 취미는 하루 8시간 글쓰기와 신문 탐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시작했던 직장 생활과 연이은 결혼으로 아빠의 노년 생활을 곁에서 상세히 지켜보진 못했지만, 종로까지 나가셔서 A4 용지와 문구 용품들을 잔뜩 안고 행복하게 오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서재의 책장을 살펴보다가 언제부터인가 도서보다 더 많은 칸을 차지하기 시작하던 신문 스크랩 파일을 한 권씩 꺼내 보며 아빠의 깊은 애정과 기억들을 붙잡고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연도별, 주제별, 4남매별..
2012. 8. 24.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