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에 가까운 여성이 힘겹게 신문 읽은 이유
달팽이의 한자말은 와우(蝸牛)다. 단어 속에는 소처럼 느린 달팽이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신문 앞에서 나는 달팽이가 된다. 어려서부터 활자를 받아들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난독증을 의심할 정도였으니, 신문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신문은 티브이 편성표를 확인하는 용도로만 사용했다. 시사와 교양은 짧고 강렬하게 알려 주는 티브이 속 르포 프로그램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시각적 자극이 익숙하고 편했기 때문이다. 선천적 결함이 있던 내가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정독하려면 네 시간이 걸렸다. 그런 탓에 신문은 달팽이가 짊어진 껍데기, 즉 패각(貝殼)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신문을 펼쳐서 넘겨 나갔다. 줄을 긋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문구는 정성스럽게 오려 보관했다. 이렇게 시각보다는 촉각으로 신문을 접하며 ..
2012. 8. 6.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