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못 마친 노인이 교과서 바꾼 사연
난 초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채 소년 가장이 됐다. 늦둥이 외아들로 아버지가 노쇠하셨기 때문이다. 나도 역시 허약한 데다 농토도 없이 농촌에 사는 건 너무 희망이 없어 혼자 도시로 나왔다. 두어 해 여기저기 헤매며 월급도 제대로 못 받다가 용케도 ○○일보 대구지사에 취직했다. 일요일, 공휴일도 없이 새벽 네 시에 일어나 20여 분 달음박질로 출근하는 게 신이 났다. 서울에서 열차 편으로 온 신문을 배부하고 나면 여유 시간이 생겨 열심히 신문을 읽었다. 50년대는 4면뿐이라 여러 신문을 다 읽었다. 한자가 대부분인 사설과 평론 등도 읽을 수 있었던 건 집에서 아버지한테 ‘명심보감’을 배운 덕분이었다. 4, 5년 꾸준히 읽다 보니 ‘이건 이치에 맞다, 저건 안 맞다’는 판단력이 길러졌고, 글 쓰는 요령도 조금..
2012. 10. 5. 10:12